Lovos credit

대하 4:1-10 본문

큐티

대하 4:1-10

로보스 2017. 6. 7. 10:12

오늘 본문은 놋제단(1절)과 놋바다(2-5, 10절), 물두멍(6절), 등잔대(7절)와 상(8절)과 같은 성전 기물을 다룬다. 평행 구절은 왕상 7장이다.


먼저 놋제단(1절)은 열왕기에 등장하지 않는다. 열왕기는 그저 지성소 안에 둔 백향목 제단을 언급할 뿐이다(왕상 6:20, 22). 스룹바벨 성전의 식양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. 놋바다에 관한 본문(2-5절)은 왕상 7:23-26을 거의 그대로 반영한다. 차이점은 "박"대신 "소"가 장식으로 등장한다는 점(3절, 왕상 7:24)과, 부피가 2천 밧(왕상 7:26)인지 3천 밧(5절)인지가 다르다는 점 정도이다.


다음으로 물두멍(6절)이다. 이는 왕상 7:38-39의 내용이나, 열왕기는 놋바다 기사와 물두멍 기사 사이에 꽤 긴 길이를 할애하여 받침 수레를 설명하는데(왕상 7:27-37), 이게 역대기에 와서 송두리째 빠진다. 역시 스룹바벨 성전에는 이 받침 수레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. 그리고 등잔대와 상에 관한 기록(7-8절)이 등장하는데, 열왕기에선 왕상 7:48-49(평행 구절 대하 4:19-20)에서 다른 기구들과 함께 가볍게 언급하고 지나가는 기구들인데 여기서 따로 강조되는 것을 보면 스룹바벨 성전에서 꽤 중요하게 여겼던 모양이다. 기자는 "규례대로"라는 말(7절)로써 율법의 원칙을 지켰음을 말한다.


제사장의 뜰과 큰 뜰, 그리고 놋으로 된 뜰 문에 관한 기록(9절)은 역시 열왕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이다. 스룹바벨 성전의 것으로 보인다. 그리고 갑자기 생뚱맞게 바다의 위치가 나오는데, 이는 열왕기에선 물두멍 기사 바로 직후에 나오는 본문이나(왕상 7:39), 7-9절이 삽입되는 바람에 뒤로 밀린 듯 하다.


역대기 기자는 솔로몬 성전에 대한 묘사에서조차 열왕기를 그대로 베끼지 않고 당시에 존재하던 스룹바벨 성전을 참고하여 그 내용을 수정한다. 이는 이 기록이 그저 옛날에 존재했던 건물의 설계도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, 당시 유다인들에게 종교적인 가이드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. 즉 여기서 스룹바벨 성전은 성막과 솔로몬 성전을 잇는 '하나님의 처소'로서 충실하게 지어졌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.


솔로몬 성전과 스룹바벨 성전은 (그 차이점에도 불구하고!) 모세의 율법에서 말한 성막 짓는 법을 각각 재해석하여 그 법에 충실하게 지어졌다. 열왕기와 역대기는 모두 그 메시지를 담고 있다. 솔로몬과 그 백성, 스룹바벨과 그 백성은 모두 율법을 존중하였고, 장막과 건물 사이의 차이점을 반영하여 성막에 관한 규정을 성전에 적용하였다. 이제 그 때로부터 비교할 수 없는 세월이 흘렀고,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신학 자체도 달라졌다. 그럼에도 우리는 율법을 존중해야 한다. 솔로몬과 스룹바벨, 그리고 역대기 기자가 고민하였던 것처럼, 3천 년 전 광야 생활에 적합하게 기록된 그 율법을 오늘날 어떻게 구현해 낼 것인가를 고민하자. 그 정신은 무엇인가.

Comments