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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하 32:9-23 본문

큐티

대하 32:9-23

로보스 2017. 10. 19. 12:53

산헤립은 예루살렘에 전갈을 보내(9절) 히스기야가 유다 백성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하며(11-12절) 하나님은 유다를 구원할 수 없다고 협박한다(10, 13-15절). 산헤립의 신하들 또한 하나님과 히스기야를 비방하였다(16절). 산헤립은 또한 편지를 써서 하나님을 비방했고(17절), 산헤립의 신하는 예루살렘을 향해 유다 말로 소리를 질러 하나님을 비방했다(18-19절). 히스기야는 이사야와 함께 기도하였고(20절), 하나님은 천사를 보내 앗수르 군대를 멸하셨으며 산헤립은 결국 자기 아들에 의해 살해되었다(21절). 하나님의 보호로 히스기야는 부강할 수 있었다(22-23절).


오늘 본문은 평행 구절들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. 열왕기와 이사야서 역시 산헤립의 협박과 그 전쟁의 귀결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. 먼저 전체적인 내러티브를 살피자면, 지난 큐티에서도 살펴본 바와 같이, 열왕기는 역대기와 달리 처음에 히스기야가 다소 비굴한 자세로 화친을 청했던 것을 기록하고 있다(왕하 18:13-16). 하지만 앗수르는 재차 유다에 쳐들어 왔고, 랍사게는 히스기야의 신하들에게 협박하며 조롱한다(왕하 18:17-37, 사 36장). 비통에 잠긴 히스기야는 이사야를 찾고(왕하 19:1-7, 사 37:1-7), 그 사이 산헤립은 재차 협박하는 편지를 보낸다(왕하 19:8-13, 사 37:8-13). 히스기야는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(왕하 19:14-19, 사 37:14-20), 그러자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승리를 약속하신다(왕하 19:20-34, 사 37:21-35). 그리고 그 약속대로 하나님의 천사가 앗수르 군을 멸절하였고(왕하 19:35, 사 37:36), 산헤립은 칼에 맞아 죽는다(왕하 19:36-37, 사 37:37-38).


열왕기와 이사야서는 거의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. 반면 역대기는 기자의 편집과 해석이 좀 더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. 우선 역대기는 랍사게라는 이름이 아예 등장하지 않고, 모든 조롱과 비방의 주체가 산헤립 본인인 것으로 기록한다(9절). 내용상으로도 열왕기-이사야는 애굽을 의지한 것을 지적하고(왕하 18:21) 유다의 국력을 조롱하는 내용(왕하 18:23-24)과 산헤립이 하나님의 뜻대로 공격한다는 허풍(왕하 18:25)이 있는데 역대기는 이런 내용을 다 뺐고, 열왕기-이사야에 두 번에 나눠 등장한 발언을 하나로 축약해 놓았다. 역대기에 등장한 산헤립의 발언은 10절이 왕하 18:19에, 11-12절이 왕하 18:22에, 13-15절이 왕하 18:33-35에 다소 허술하게 대응한다.


뒷부분도 마찬가지다. 랍사게의 기세등등한 협박(왕하 18:13-35)은 "산헤립의 신하들"이 "비방"한 것으로 간략하게 표현되었고(16절), 산헤립의 편지(왕하 19:10-13)는 그 내용만 요약하여 수록하였다(17절). 그리고 랍사게가 히스기야의 신하들이 간청함에도 불구하고 유다 방언으로 크게 떠든 것(왕하 18:26-28)이 간단하게 "산헤립의 신하가 유다 방언으로" 소리를 질렀다고 요약되어 있다(18-19절). 이에 대한 히스기야의 반응을 기록한 부분에서도, 열왕기-이사야가 선지자 이사야의 역할을 크게 부각시키는 데 반해 역대기는 이사야가 히스기야의 기도에 잠시 참여한 것으로만 다루고 있다(20절).


이와 같은 편집이 가리키는 기자의 의도는 무엇인가? 가장 눈에 띄는 것은 "히스기야"와 "산헤립"의 대조이다. 열왕기-이사야의 내러티브에서는 둘의 역할이 조연들(랍사게와 이사야)의 등장으로 인해 꽤나 희석되는데, 여기서는 딱 그 두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떨어지고 있다. 히스기야는 여호와 하나님의 종(16절)이고, 하나님이 구원하시고 보호하신 자(22절)이며, 전쟁 이후 존귀하게 된 자(23절)이다. 반면 산헤립은 거대한 제국의 통치자였지만, "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를 욕하고 비방"하는 자(17, 19절)였기에 결국 비참한 패배와 죽음을 맞이하였다(21절). 산헤립의 발언 또한 그가 히스기야와 하나님을 비방한 것을 강조하는 쪽으로 편집되었다(10-15절).


정리한다. 역대기는 열왕기-이사야의 내러티브를 편집하여 하나님을 끝까지 의지한 소국의 왕 히스기야와 하나님을 비방하며 교만히 행한 제국의 왕 산헤립을 명확하게 대조한다. 그리고 그 결말을 보임으로써(21-23절) 히스기야의 말(대하 32:7-8)대로 유다와 함께 하신 하나님이 더 크신 분임을 증명한다. 세상이 아무리 크고 두렵더라도 하나님이 그보다 더 큰 분이시기에 그를 끝까지 의지한다면 승리할 수 있다. 그 믿음을 잃지 않고 끝까지 견디며 나아가는 내가 되기를 원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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